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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의 복잡성
조직이 커지면 그 속에 있는 것들 대부분이 외부 환경으로부터 멀어진다. 그래서 조직의 생명 필수적인 영양소를 공급해야 할 내부 기관이 복잡해진다. 이처럼 규모는 복잡성을 좌우하며 복잡성 또한 규모를 좌우한다.
규모란 무엇인가
규모는 전략에 영향을 미친다. 역으로 전략도 규모에 영향을 미친다. 작은 조직은 큰 조직에서 불가능한 일들을 할 수 있다. 이들은 작을 뿐만 아니라 단순하며 반응이 빠르다. 따라서 자원을 중점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 조직에는 그 이하로는 존속할 수 없는 최소 규모의 한계가 산업별, 시장별로 존재한다. 반대로 아무리 매니지먼트하려 해도 그것을 넘으면 번영할 수 없는 최대 규모의 한도도 있다.
적절한 규모를 아는 것만큼 간단한 일은 없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규모를 아는 것은 실제로 그리 단순하지는 않다. 예를 들어 1966년 미국의 중소기업국은 아메리칸모터스사가 소기업에 해당하므로 특별 융자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인정했다. 당시 이 회사는 매출 10억 달러, 종업원 수 3만 명으로 미국 내 제조 회사로는 63위, 세계에서는 100위 안에 드는 제조 기업이었다. 당연히 작은 회사가 아니었다.
종업원 수, 매출, 부가가치, 제품, 시장, 기술, 산업 구조 등은 기업의 적절한 규모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된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단독으로는 결정 요인이 될 수 없다. 규모의 적절함을 정확하게 나타내는 한 가지 기준이 있다. 소기업에서는 사장이 서류를 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듣지 않아도 중심적인 성과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 누구인지 금세 안다. 즉 기업의 중역이 소수다. 12~15명을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사람이 잘 알 수 있는 사람의 수는 12~15명이므로 소기업의 사장은 이들을 모두 잘 알 수 있다.
중기업만 돼도 사장은 이미 조직 내에서 정말 중요한 인물을 전부 식별할 수가 없다. 다 알려면 3~4명이 필요하다. 중기업의 사장은 중심인물의 이름을 질문받으면 톱매니지먼트 동료를 불러 상담한 후 대답한다. 이러한 기업에서 성과를 좌우하는 존재로 알려진 인물은 대략 40~50명이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조직도나 기록을 조사하지 않으면 중요한 사람이 누구이며 어디에 있으며 전에 무엇을 했고 현재 무엇을 하는지, 또 어떤 길을 걷게 될지 전혀 알지 못한다.
여러 권위자로부터 소기업은 거인에게 삼켜져 소멸 직전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그러나 소기업과 대기업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보완적인 존재다. 소기업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다. 소기업은 매니지먼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여겨지지만, 그것 또한 오해다. 소기업은 대기업 이상으로 조직적이며 체계적인 경영을 필요로 한다. 물론 스태프들이나 자세한 절차, 방법을 필요로 하지는 않으며 이를 갖출 여유도 없다. 그러나 고도의 매니지먼트는 필요하다.소기업에는 전략이 중요하다. 소기업은 한계가 뚜렷한 존재가 아니다. 상존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틈새를 발견하기 위한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소기업은 전략이 없다. 이는 사안을 논의할 때 기회 중심이 아닌 문제 중심의 접근이 주로 이루어지는 데다, 늘 문제에 쫓기는 일과를 보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대다수의 소기업은 성공할 수 없다.
중기업은 많은 점에서 이상적인 규모다. 대기업과 소기업 양쪽의 이점을 두루 가지고 있다. 구성원들이 서로를 알고 있으며 쉽게 협력할 수 있다. 특별히 노력하지 않더라도 팀워크는 저절로 생긴다. 자기 일이 무엇인지, 기대되는 공헌이 무엇인지 누구나 알고 있다. 자원은 충분하다. 따라서 기본적인 활동을 지속하는 것도, 탁월함이 필요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규모의 경제를 이룰 만큼의 크기도 있다. 매니지먼트하기 가장 용이한 규모다. 탁월함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대기업인 양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는 최소한의 것 이상을 해야 한다. 중기업이란 특정 분야의 리더 지위에 있는 기업이다. 이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중기업 성공의 핵심이다.
다시 말해 중기업은 획득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하여 성공의 기반이 되는 분야를 확보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는 억제와 긴축이 필요하다.
톱매니지먼트가 자사의 중심인물을 개인적으로 알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기업은 적어도 규모와 관련한 최종 단계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대기업은 공식적인 조직 구조를 명확하게 구축해야 한다. 전원이 목표, 우선순위, 전략을 알고 있어야 하며 조직 내에서 자신이 차지하는 위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 구조가 관료화되어 성과를 올리기보다 관례를 지키는 데 급급하게 된다.
대기업의 구조는 고도화된 대신 복잡하며 기동성이 많이 떨어진다. 따라서 작은 사업, 성공하더라도 중간 정도의 사업으로 키우기 힘든 분야에는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대기업의 매니지먼트에는 작은 사업에 필요한 감각이 없다. 작은 사업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쉽다. 그러나 대기업이라고 해서 혁신을 단행하는 데 무조건 모험적인 사업부터 시도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것은 늘 작은 것에서 시작되게 마련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자신의 적절한 규모를 잘 알지 못한다. 규모에 적합한 전략이나 구조에 대해서는 더더욱 모른다. 사실 성과나 업적과 관계없는 분야에 스태프를 거느리느라 비용 지출이 지나친 기업이 너무나 많다. 별로 의미 없는 활동, 제품, 시장에 자원을 투입하는 중기업도 많다. 회사를 행복한 가족이라고 착각하는 대기업도 부지기수다.'매니지먼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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